골목길 자본론
사회자본으로서의 골목길이 어떻게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경제학을 통해 그 답을 찾는 『골목길 자본론』.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연세대 모종린 교수는 도시재생을 통한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을 위해 골목길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골목길 문화는 어떻게 태어나고 유지되는지 살펴본다. 기억, 추억, 역사, 감성을 기록하고 신뢰, 유대, 연결, 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자본인 골목길. 그동안 골목길은 주로 건축학과 도시공학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수요, 골목상인 공급, 임대료, 상권 간 경쟁 등 골목상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제적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저자는 경제학의 눈으로 우리가 어떤 태도로 골목길을 즐겨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것을 시작으로, 골목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물리적 조건과 문화적 조건을 모두 검토한다. 도시문화를 창출하는 골목상권의 주요 자산인 독립 상인과 건물 투자자의 수요와 공급에 초점을 맞춰 골목상권을 이해당사자들의 경제적 선택으로 형성된 하나의 시장으로 설정하고, 골목 산업을 공급하는 상인과 건물주는 물론, 골목 산업의 기획자와 중개자 등 골목 산업에 기여하는 모든 사람이 매력적인 골목길을 만든다고 이야기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대책부터 라이프스타일 제안까지 철저히 사람을 논의의 중심에 두고 사람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데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저자
모종린
출판
다산북스
출판일
2017.11.20

 

2017년에 출판된 책이라 6년이 지난 지금과는 일부 괴리가 있을 순 있지만 아직까지도 핫한 골목상권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해외 사례를 더불어 볼 수 있다. 또한 그 당시 핫했던 국내 골목상권이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그때와 무엇이 다르고 왜 달라졌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 역시 많은 배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새로운 골목상권이 탄생하려면 풍부한 골목 자원이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북한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서울은 더 이상 골목도시가 아니다. 풍치지구, 군사지구 규제로 고도제한이 적용되는 도심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이 대형 아파트와 상업 단지가 들어선 고밀도 지역이다.

 

다운타운(종로 일대), 홍대, 남산, 성수 등 저밀도 지역은 이미 골목상권으로 떴다. 이들 상권은 한강-도심-강남 접근성, 보행이 편리한 평지에 들어선 대규모 골목 자원, 한옥-청년문화-외국인-소셜벤처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권역으로 성장했다.

 

삼청동 중심의 다운타운권, 홍대 중심의 홍대권, 이태원 중심의 남산권, 성수동 중심의 성수권이 서울의 4대 골목 권역이다. 서대문구, 은평구, 성북구, 관악구 등 서울 외곽에는 골목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 남아 있지만, 입지 조건이 좋지 않아 성공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하고 언덕이 많아 뻗어 나가기 힘들다. 서울의 중심상권인 강남과 다운타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제약이다. 서울에서 하나의 독립된 골목 권역으로 성장할 만한 지역은 이미 모두 골목 권역으로 자리 잡았다.

 

홍대, 삼청동, 이태원, 성수동, 4대 권역의 중심지는 현재 젠트리피케이션의 마지막 단계거나 완료됐어다고 봐야 한다. 망원동, 연남동, 연희동(홍대권), 익선동, 서촌, 을지로 3가(다운타운권), 해방촌, 한남동, 보광동, 우사단로(남산권), 뚝섬(성수동권)의 젠트리피케이션은 기존 권역의 확장에 따라 발생하는 여파일 뿐이다."

성수동, 홍대 등으로 대표되는 골목상권의 핵심 경쟁력은 새로움이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독특한 제품들과 서비스들이 골목 곳곳에 숨어 있다. 골목길을 찾는 사람들은 이런 새로운 감성을 느끼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골목길의 또다른 특성 중 하나는 변화다. 저층 위주로 형성된 골목 상권은 그 특성상 매장 규모가 작으며 대로변에서 한두 블럭 떨어져 있다. 그러기에 상대적으로 보증금이나 임대료가 저렴하여 신규 진입과 퇴출 역시 용이하다. 방문객들은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가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제는 이런 매력을 백화점에서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이 그렇다. 더현대 서울은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매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장 순환 속도가 빠르다. 또한 연중 팝업 행사를 할 정도로 새로운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백화점에 들어오는 브랜드들이 이미 잘 알려진 자리잡은 브랜드들뿐 아니라 이제 막 날개짓을 하는 신생 브랜드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 소위 힙한 브랜드들은 백화점 입점을 꺼렸다. 백화점에 있는 브랜드들은 올드하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어 더현대 서울에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힙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야말로 더현대 서울 자체가 힙한 장소, 즉 트렌디한 골목 상권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골목길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작년 디올(Dior)이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주요 고객대가 과거 40대 이상에서 이제는 2030대로 변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골목 상권에 럭셔리 브랜드들이 속속히 입점하고 있다. 단순히 젊은 층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골목 상권이 주는 힙함을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로 가져가려 하는 것이다.

<출처: all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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