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음식점에는 오픈빨이 있다. 가게를 열고 처음 몇 달간 장사가 잘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길게는 3개월 짧게는 한 달 정도 오픈빨 매출이 나온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더라도 연속해서 몇끼 동안 동일한 메뉴를 먹지 않는다. 오늘 된장찌개를 먹었다면 그다음 된장찌개를 먹는 날은 다음 주 어느 날이 될 확률이 높다. 어느 한 메뉴를 선택하고 만족감이 아무리 높다 해도 다음 재방문까지 일정 기간 텀이 있기 마련이다.
새로 음식점을 오픈하면 매장 주변 사람들이 호기심에 먹으러 온다. 새로 오는 사람들을 모두 해당 메뉴를 처음 먹는 사람들이므로 해당 지역의 잠재 고객 수만큼 단기간에 고객들이 몰리게 된다. 문제는 음식이 맛있어도 재방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초기에 쏠렸던 고객들이 다음 방문을 하는 기간 동안 매출이 하락하게 된다.
오픈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방문 고객들이 다시 유입되는 기간을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해 메꿀 수 있다. 아니면 내 메뉴가 하루에 한 번씩 먹어도 괜찮은 메뉴여야 한다. 식사류의 경우 이런 메뉴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커피의 경우는 다르다. 보통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적게는 하루 한잔, 많게는 세잔까지 마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처음 방문했던 카페의 커피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면 바로 다음날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오픈빨이 끝난 후에 매출에 점진적으로 오르지 않는 경우다. 처음 매장을 방문했던 고객들의 재방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맛이 문제일 수도 있고 그렇게 자주 즐기지 않는 메뉴이기에 깜빡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문제를 파악해서 재방문 횟수를 늘려야 한다. 꾸준히 재방문이 이루어지는 단골 고객들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매출 곡선을 우상향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신규 오픈 지점들이 꽤 보인다. 등록되어 있는 9곳 중에 신규 오픈이 무려 4군데나 된다. 모두 직영점인지 가맹점인지 알 길이 없으나 어느 쪽이든 공격적으로 매장을 내고 있는 건 사실.
정보공개서를 보면,
가맹사업을 하는 곳은 주식회사 빌리어네어 스토어즈로 대표는 이광민 대표다. 사업자등록인 19년 10월에 했고 최초 등록일인 23년 6월이니 가맹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는 대략 5개월 정도 됐다.
가맹본부 재무상황을 보면 꽤나 탄탄하다. 매출액 증가도 순조로워서 2022년에는 매출액 65억 원에 영업이익 1.5억 원, 당기순이익 3.7억 원을 달성했다. 직원도 23명으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하는 곳 치고는 상당히 많은 수다.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2개로 <요미우돈교자> 이외에 다른 브랜드로 <경양카츠>를 운영 중이다.
2022년 기준 요미우돈교자의 가맹점 수는 1군데이기 때문에 22년 매출의 대부분은 경양카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경양카츠의 가맹점 수는 총 59곳으로 이 정도 가맹점 수면 매출액 64억 원이 설명이 된다. 경양카츠 가맹점 수는 21년 67개를 피크로 22년 59개로 감소하여 감소세로 들어섰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규 브랜드인 요미우돈교자를 런칭한 것으로 보인다. 둘 다 일식인 걸 보면 일식이 (주)빌리어네어스토어즈의 주력인 듯하다.
최근 오픈한 강남점을 방문했다. 위치는 신논현역 가까이에 위치해 있으며 먹자 골목 내에 있다. 이전에 무공돈까스가 장사를 하고 있던 곳이다.
<신논현을 중심으로 먹자 골목이 시작되는 위치>
내외관 인테리어는 완전 일본식으로 꾸며졌다. 특히 내부는 정신이 없을 정도인데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매장이고 전면에 큰 유리창이 있어서 그런지 내부가 밝고 깨끗했다. 테이블은 4인석, 2인석, 그리고 바로 구성되어 있어 1인 손님부터 다인 손님까지 받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주문한 메뉴는 바지락우동(12,900원)과 명란치즈 교자(12,900원)
바지락 우동과 명란치즈 교자
결론적으로 우동과 교자 둘 다 별로였다.
우동에 들어간 고명은 파와 바지락이 전부였는데 바지락은 작아서 먹을 게 없었고 파는 불맛을 입힌 파였는데 그다지 특별하진 않았다. 국물은 나가사키 짬뽕 국물맛과 비슷했으며 바지락의 시원함이 느껴지진 않았고 간도 쎄고 후추맛도 강해 손이 거의 가질 않았다. 12,900원인데 도핑만 빼면 나가사키 짬뽕 라면을 사다가 우동 사리를 넣어도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양도 푸짐한 편은 아니었는데 국물 간이 쎄서 양이 적은 게 오히려 다행일 정도.
그리고 교자.
개인적으로 교자는 겉바속촉이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 교자는 그런 면에서 빵점이다. 사진을 부면 위에 올린 치즈가 바삭할 것 같지만 치즈는 구워도 그렇게 바삭한 맛이 나질 않는다. 처음 한 입 먹었을 때 약간 물컹한 느낌이 있었는데 교자를 뒤집어 보니 뒷면은 물기가 많은 찐만두 상태였다.
만두 역시 기성품 만두맛이었고 올라간 치즈맛은 그래도 살아있었으며 명란맛은 느끼기 어려웠다. 겉모습에 치중한 교자인데 교자 자체가 맛있고 솜씨 좋게 구웠다면 이런저런 잡기술은 굳이 필요 없겠다.
크레이저 커피를 처음 알게 된 건 올해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가맹점 상담을 받을 때였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여러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참여했지만 크레이저 커피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박람회에서 마셨던 그 어떤 커피보다 크레이저 커피의 향미가 압도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커피 향미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던 만큼 박람회에서 맛본 크레이저 커피의 향미는 놀라울 정도였다. 크레이저 커피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 가격이 3,000원이다. 요즘 시대에 3,0000원짜리 아메리카노가 싼 편은 아니지만 (메가커피 아아 가격이 2,000원이다) 그래도 3,000원이면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반면 맛은 4~5,000원짜리 커피에도 뒤지지 않았다.
박람회 당시 크레이저 커피 부스에는 가맹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고 덕분에 나는 대표님과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크레이저 커피 대표 전기홍 님은 엄청난 인싸력을 가지고 계신다. 구독자 3만 명의 개인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계실 정도로 타인과 대화하는데 전혀 스스럼이 없었다.
커피 향미가 유독 좋았기에 커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드렸다. 특히 가격 대비 퀄리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크레이저 커피는 인도네시아 생두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국내로 수입되는 생두량 1위는 브라질이며 그 뒤를 베트남, 콜롬비아, 에티오피아가 따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순위로 보면 9위로 총수입 물량에 2.2%에 불과하다.
어떻게 보면 커피 생두 생산에 마이너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이나 전 대표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사람들이 관심이 낮은 만큼 질 좋은 생두를 저렴한 가격에 들여올 수 있었다. 수십 개의 가맹점 체인을 바탕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수입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곳 단가 협상력으로 이어진다. 거기에 직접 로스팅을 하여 원두를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서 원두를 받아오는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원두를 공급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격 대비 훌륭한 커피 향미가 납득이 갔다.
<출처: 크레이저 커피>
크레이저 본사의 수익을 얼마나 될까?
2022년 기준 매출액은 22억 4천만 원으로 2020년 이후로 비슷한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참이던 2020년 25억 원을 고점으로 매출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업이익은 1억 4천만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25%다. 18년 이후로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박람회 이후 처음으로 크레이저 커피 매장에서 커피를 마셔봤다.
<크레이저 커피 - 아이스 아메리카노 3,000원>
커피 향미는 박람회에서 마셨던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과연 이게 내가 마셨던 커피 향미인가 싶을 정도의 차이였다. 중저가의 높은 가성비의 커피가 아니라 다른 중저가와 비슷한 그저 그런 커피 향미였다.
커피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요소는 많다. 원두 상태부터 그날의 온습도, 머신 세팅, 물 등등. 그러기에 매장마다, 내리는 사람마다 맛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느 매장을 가나 맛과 향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물론 내가 가 본 크레이저 커피 매장이 한 군데였고 나머지 매장들도 이번에 마셨던 커피 퀄리티 정도였을 수 있겠다. 오히려 박람회에서 마셨던 커피가 "out of spec"이었을 수 있다. 안타까운 건 어떤 경우든 내가 박람회에서 느꼈던 감동을 박람회 밖에서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크레이저 커피의 멋진 경영 철학, 저렴하면서 높은 퀄리티의 생두와 원두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 등이 이번 커피 한 잔에 빛을 바랜 느낌이랄까? 아니면 내가 너무 기대감이 높았을 수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본점이 있는 경희대 점을 방문해 보고 싶다. 거기서는 박람회에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최근 가장 핫한 신규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주식회사 위벨롭먼트에서 런칭한 이자카야 <시선>이 있다. 주점 프랜차이즈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1943과 인쌩맥주를 알고 있을텐데 2015년 1943 런칭 후 대박을 치고 인쌩맥주까지 250호점 넘게 오픈하면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이번 시선도 과거 성공 사례가 있어서 그런지 단시간에 상당히 빠르게 신규 가맹점을 내놓고 있다.
<이자카야 시선 건대점 - 출처: 위벨롭먼트 홈페이지>
현재 직영점을 포함 7개를 운영 중이지만 올해 말까지 50호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일 기준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30호점 계약이 이미 완료된 상태. 예상컨대 홈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건 아닌 듯 하니 40호점 정도는 계약이 되었는 것으로 보인다. 50호점이 넘으면 그래도 성공한 케이스인데 거의 반년 정도면 50호점을 찍지 않을까 싶다.
관심있는 분들은 일단 들어갈 자리가 많이 없다. 40호점 정도 계약이 되어 있다면 서울, 경기, 인천의 주요 상권에는 이미 대부분 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일 테니. 아니면 지방 쪽으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겠다.
매출은 건대점이 월 1억 9천 (테이블 28개), 부평점이 1억 7천(테이블 21개), 수유점이 1억 2천(테이블 25)을 기록 중. 오픈발을 감안한다 해도 월 매출이 상당하다. 건대점을 기준으로 일평균 테이블 매출을 계산해 보면 22만 6천 원이 나온다. 건대점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인 걸 감안하면 회전율이 3회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그럼 테이블 단가가 7만 5천 원. 1943이나 인쌩맥주뿐만 아니라 20대를 주요 타겟으로 한 프랜차이즈치고는 테이블 단가가 높은 편. 물론 높은 매출은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는 것도 한몫할 테고 그만큼 새벽까지도 되는 상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 걸 감안해야 한다.
<출처: 위벨롭먼트 홈페이지>
총 수익률이 세전 31%. 주점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30% 전후로 수익률이 맞춰지는 듯하다. 하지만 실제 매장을 운영해 보면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생각만큼 장사가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25% 정도 잡아 줘야 한다. 게다가 여기에는 가맹점주들이 내야 할 로열티가 빠져 있는데 로열티가 카드 매출의 3%인 걸 감안하면 순수익률에서 3%를 뺴 줘야 한다.
<출처: 위벨롭먼트 홈페이지>
그리고 메뉴. 메뉴는 꽤나 많은 편인데 사사미를 포함해 나베, 구이와 꼬치, 튀김, 디저트까지 있다. 아직까지 초기라 이런저런 메뉴들을 테스트하고 앞으로도 메뉴 개편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만 보고 단정할 순 없지만 메뉴가 다양하고 조리 방식이 달라 주방 운영하는 데 노하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메뉴가 많은 만큼 손이 빠른 사람이 아니라면 주방에 들어가는 인원이 많은 수 있다. 건대점 같은 경우 인건비가 월 3천만 원인데 인당 평균 (홀과 주방) 300만으로 잡으면 대략 인원이 10명 정도. 좀 더 시급이 쎄다고 가정하면 8명 정도 되겠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인력 관리다. 조리법도 알려주고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다 보니 조리법이 상당적으로 간단하다. 거기에 나오고 마케팅도 본사에서 해주고 메뉴 리뉴얼도 해 주니 실질적으로 점주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접객과 운용인데 이 운용의 거의 대부분이 인력 관리다. 그만큼 관리할 인력이 늘어나면 난이도가 올라간다.
음식 퀄리티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기도 하고 금액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딱 단정하긴 어렵지만 일단 무난하다. 특별히 맛있거나 특별한 건 없고 비주얼에 나름 신경 썼지만 요즘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비주얼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 큰 차이점을 발견하긴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사시미 쪽은 퀄리티가 좀 아쉬운 수준.
<출처: 위벨롭먼트 홈페이지, 25평 기준 VAT 별도>
런칭 초기라 이것저것 할인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이 인테리어인데 굵직한 글자로 적어진 인테리어 비용이 평당 180만 원. 하지만 처음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위부 인테리어가 많이 들어간다. 이 비용들도 모두 별도 공사 및 기타로 빠져 있는데 이 별도 공사와 기타 비용이 만만치 않다. 매장 크기나 모양 등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40평 정도 생각한다면 2억은 전후로 들어가지 않을까. 이건 케바케이긴 하지만 저 위의 합계보다 더 나올 것은 확실하니 자세한 내용은 가맹상담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시선의 장점은 이미 홍보가 잘 되어 있다는 것. 확실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1943과 인쌩맥주가 유행해서 그런지 알아서 찾아오는 분위기다. 초반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본사에서는 성공 노하우가 쌓여있는 상태이다 보니 이것 역시 플러스. 고려해야 할 점은 이미 좋은 자리가 많이 빠졌다는 것과 조리 난이도가 아무래도 좀 높은 편이라는 것, 메뉴가 다양해 주방 인력이 타 주점에 비해 1~2명 더 필요할 수 있겠다는 것 정도다.